곤충 항생펩타이드을 이용한 천연항생제 개발 연구

곤충은 현존하는 생물체 중에 가장 많은 종류와 개체 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외부 미생물의 침입에 효과적으로 대항 할 수 있는 생체방어 시스템을 소유하고 있다. 예로부터 반묘, 백강잠, 궁벵이, 거미, 전갈 등의 곤충자원은 생약으로서 인류의 질병치료에 이용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곤충으로부터 고지혈증, 당뇨, 비만, 항암, 간질환 및 감염증에 효능이 있는 활성물질이 연이어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곤충은 기존의 항생제를 대체할 새로운 종류의 항생 펩타이드 탐색에 중요한 생물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들어 곤충으로부터 항생 펩타이드, 항암물질, 혈당강화 물질 등 새로운 신약 후보 물질 개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항생 펩타이드는 기존의 합성항생제의 과도한 사용으로 발생된 내성균주들의 출현이라는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개념의 항생제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곤충에서 분리된 항생 펩타이드는 차세대 항생제로 개발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프랑스, 스웨덴, 일본, 미국 등을 중심으로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 최근에 일본에서는 투구풍뎅이로부터 내성균에 효과가 있는 디펜신 이라는 항생 펩타이드를 분리하여 차세대 항생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한 미국의 생명공학 회사에서는 나비(Heliothis virescens)에서 분리된 항생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ETD151을 개발하여 피부의 침습성 진균 감염증(invasive fungal infection)에 대한 임상시험을 수행 중에 있다. 국내에서도 배추흰나비, 풍뎅이, 소똥구리, 흰불나방, 흰점박이 꽃무지, 호랑나비, 천잠 등 여러 곤충에서 항생 펩타이드들이 발견되었으며 차세대 항생제 개발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호랑나비 유충에서 분리하여 개발된 파필리오신은 그람 음성균 및 그람 양성균 등에 항균 활성이 우수하였으며, 염증 유도물질인 nitrite oxide와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억제하여 항염증 활성을 나타냄을 확인하였다. 또한 세포 독성이 없어 인체에 안전한 항생제 및 염증 치료제로 기대가 모아진다. 현재 파필리오신의 실용화를 위해 유전자 조작을 통하여 대장균에서 대량생산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다양한 펩타이드 공학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종류의 새로운 항균 펩타이드가 개발되고 있으며, 항균 펩타이드의 구조와 기능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천연형 펩타이드보다 세포독성이 낮고 항균활성이 보다 우수한 새로운 합성 항균펩타이드 개발에 관한 연구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그 예로 미국의 Demegen사에서 항염증제 및 화상 치료제로 개발 중인 D2A21는 세크로핀 계열의 펩타이드를 새롭게 합성한 항균 펩타이드로 동물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또한 봉독에서 분리된 melittin의 세포독성을 제거하기위해 개발된 Cecropin A-melittin 하이브리드 항균 펩타이드(CEME) 역시 동물 임상시험에서 그 안정성이 입증되었으며 개의 리슈만편모충증(leishmaniasis) 치료에 대한 효과를 증명하였다. 이와 같은 펩타이드 공학 기술을 이용한 항균 펩타이드의 천연형보다 우수한 항균활성을 가지는 변이체의 개발은 각종 피부질환 치료용 의약품 개발 및 응용 분야에서 그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농촌진흥청 잠사양봉소재과 김성렬(031-290-8411, ksr319@rda.go.kr)